3.1절 기고- 재일조선인을 기억하십니까?
-박혁재 정치경제학부 (14)-
재일조선인은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에 자발,강제적으로 이주한 사람들 혹은 그들의 후예로서 일본에 거주하지만 일본 국적을 선택하지 않는 한반도 출신의 사람들을 일컫는 명칭이다. 한민족이 일본 제국주의에 압제 당시에는 약 150만명의 재일조선인이 거주하였지만, 1945년 일본 제국주의가 패망한 직후에는 상당수가 귀국하여 60만명의 재일조선인 인구가 남았고, 점차 인구가 줄어들어 최근에는 약 40만명의 재일조선인이 일본에 존재하고 있다. 1945년 재일조선인들은 자신들의 민족 정체성을 대변하기 위한 좌우이념을 망라한 재일조선인연맹(조련)을 설립하였으나 구성원간 이념차이와 정치적 세력에 따른 분쟁으로 친민주주의 계통인 ‘재일본조선거류민단(민단)’과 친공산주의 조직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로 두개의 민족단체가 분파하게 된다.
친민주주의, 반공산주의자들이 모인 ‘재일본조선거류민단’은 조련에서 배척된 직후인 1946년 대한민국의 국시를 준수하는 ‘재일대한민국민단(민단)’으로 발전하여 이승만 정부로부터 대한민국의 공식 민족단체로 공인되었다. 민단계 재일조선인들은 대한민국 수립 과정부터 민주화운동까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키는데 있어 주요한 역사적 순간마다 유의미한 거점이자 지원 단체로서 역할을 해왔다고 볼 수 있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당시에는 이승만 박사의 '단일 선거와 단일 정부' 지지요청에 응하여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대한민국 초대 정부 수립에 이바지 하였고 재일조선인 사회 내에서 대한민국의 국시를 알리는데 유의미한 역할을 하였다. 또한 대한민국 국가기록원의 설명대로 “북한정권이 한반도를 무력으로 통일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체제의 한국 정부를 타도하고 공산주의국가 수립을 목표로한 6.25전쟁”속에도 민단계 재일조선인들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642명의 학도의용군을 자발적으로 모집하여 참전시켰고, 또 전쟁에 필요한 물자와 현금을 재일조선인 사회 내에서 모급하여 대한민국을 수호하는데 이바지 하였다.
또한 민단계 청년들은 4.19혁명을 지지하고 5.16군사정변을 반대하며 군사독재정권에 대응하여 자유민주주의를 보호하는데 유의미한 역할을 하였다. 1973년 유신정권의 정치적 탄압을 피해 망명한 정치인 김대중을 보호하고 연대하여 ‘한국민주민족회복통일촉진국민회의(한민통)’를 설립하고 대한민국과 재일조선인 사회 내 민주화운동에 기여하였다. 또한 같은 해 ‘김대중 납치사건’이 발생할 당시 김대중 구명운동을 주도하여 세계에 본 사건을 알렸고 한국민주화 운동에 주요한 해외 거점이자 글로벌 매체로써 역할을 이행하였다. 결과적으로 김대중은 구조되었고 1993년 문민정부가 수립되며 한국민주화를 달성하게 된다.
민단은 대한민국 정부의 공인 단체이자 재정적 지원을 받는 단체로서 한국 정부에 반하는 주도적 변화를 이행하는데 구조적인 한계가 존재했다. 따라서 자유민주주의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국시 준수와 차이가 있던 한국 정부의 모습에도 지지를 표하였다. 박정희 정권이 유신체제로 전환할 당시 민단이 지지한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모든 민단계의 재일조선인이 민단의 입장에 동의한 것은 아니었으며, 독립된 형태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데 활동과 기여를 하였다. 또한 재일조선인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기여를 논하는데 있어 특정 단체나 조직을 중심으로 모든 역사를, 적어도 민주주의 기여사(史)를 대변할 수 없다. 따라서 '민단(한국)계 재일조선인'이라는 고유의 정체성을 기반한 한국의 민주주의에 다양한 기여를 연결해서 볼 필요가 있다.
재일조선인의 역사도 78년째 이어오는 만큼, 일본 사회의 지속적인 인구감소와 더불어 민단계 재일조선인의 인구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또한 점차 민단계 재일조선인들의 자손들이 민족 정체성에 대한 인식이 줄어듦에 따라서 앞으로 민단계 재일조선인들의 대한민국 민주주의 기여사(史)에 있어 점차 잊혀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대한민국은 한국민주화운동의 성공으로 인해 자유민주주의 설치와 국민의 주권이 성숙되어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기여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들이 피와 땀으로 기여한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의 수립과 자유민주주의는 적어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할 역사라고 주장하고 싶다. 현재까지도 좌우 정치 이념으로 나눠진 파편화된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사를, 3.1일운동 정신을 계승하는 국민으로서, 이념적 차이를 망라하여 바로보고 기억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싶다.